2002년 월드컵 때, 사이버틱한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던 경기장은 단언컨대 '삿포로돔(札幌ドーム, Sapporo Dome)'이었습니다. 화려한 은빛의 돔구장은 야구장과 축구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아주 멋진 경기장입니다. 그리고 그 방식도 매우 이색적입니다. 축구장 필드를 외부에서 배치하여 평소에는 잔디의 생육을 관리하고, 축구 경이가 있으면 이 필드를 돔구장으로 다시 넣어 경기를 할 수 있게 합니다. 게다가 인원도 약 4만 명이나 수용할 수 있다니, 정말 한국 입장에서는 부럽고 갖고 싶은 경기장과 건축물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한국인 중에 삿포로 여행을 가서 삿포로돔을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처럼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거나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방문합니다. 제가 갔을 때도 특별히 관광객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삿포로돔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들을 위해 '삿포로 돔' 가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삿포로돔을 가장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지하철입니다.
1. 삿포로 시영지하철 토호선의 종착역인 '후쿠즈미역(福住駅)'에서 하차합니다.
2. 3번 출구 또는 4번 출구로 나옵니다.
3. 눈 앞에 보이는 삿포로 돔까지 도보로 이동합니다. (약 15분)
이제 다 끝났습니다. 출구로 나오면 바로 저 멀리 거대한 삿포로 돔이 한눈에 보입니다. 참 쉽죠? 그저 삿포로 돔을 바라보고 약 15분 정도 도보로 천천히 걸어가시면 됩니다. 경기가 있는 시간대에는 수많은 인파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하시겠지만, 경기가 없을 때에는 매우 한적하고 조용한 거리입니다.

15분 동안 산책을 하듯이 걷다보면 육교가 나옵니다. 그 육교로 이동하시면 바로 눈앞에서 웅장한 삿포로돔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유리 지붕으로 마감된 것은 전망대인데 개인적으로 디자인의 완성도를 떨어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렇게 돌출하지 않고도 전망대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요. 그러는 편이 조금 더 유려하고 아름답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완공된 지 20년이 넘은 경기장이지만 현시점에서도 매우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입니다. 이 말인즉슨 요즘도 저런 디자인은 쉽게 나오기 어렵다는 거죠. 아니, 디자인은 할 수 있으나 그것을 진짜 시공할 수 있는 기술력과 자본력이 필요합니다. 일본은 경제대국인 동시에 건축에도 매우 강한 나라이기에 이를 현실로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돔구장 주제가 나오면 부러울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의 현실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보고 있나 고척돔?) 그래도 앞으로 우리나라에 지어지는 SSG 신세계 청라 돔구장과 잠실 돔구장은 제대로 잘 지어지길 희망합니다.

경기장의 둘레를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밖에서 양육하고 있는 축구경기용 잔디 필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잔디의 생육을 위해 자연광이 비치는 밖에서 광합성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거대한 축구장 필드가 보이시나요? 저렇게 거대한 구조물이 움직여서 돔구장 안으로 쏙 들어가게 된다니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또한, 인간의 엔지니어링 기술에 경외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자주 느끼게 되지만 일본인들은 신체는 왜소한데 건축물들은 크고 웅장하게 정말 잘 짓는다는 것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축구장이 돔구장 아래 공간을 통해 이동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새 것 같이 깔끔하게 정리 및 관리되고 있는 모습에 또 감탄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뒤로 살짝 보이는 우거진 나무들과 산세까지 참 뭐라 말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과 인간의 창조물이 서로 다르면서도 비슷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좋은 사진은 여러 장! 다시 봐도 정말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그리고 뒤에 산세를 보세요. 참고로 삿포로가 1972년에 동계올림픽 개최도시인건 아시죠? 그래서 그런지 높은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높은 산들이 많이 보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 날씨가 흐렸다가 살짝 해가 비추는 타이밍이 있었습니다. 그때, 놓치지 않고 찍은 사진입니다. 다른 사진과 다르게 빛 때문에 더 밝고 화사하게 느껴지죠? 푸르른 잔디는 더욱 짙은 녹음을 내뿜는 것 같고, 은색의 돔구장 지붕은 더욱더 반짝입니다.

축구장이 들어가고 나오는 입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와~ 콘크리트 마감 시공이나 돔구장 파사드에 글라스 시공까지 완벽해 보입니다. 일본 건축은 디자인, 설계뿐 아니라 시공, 감리도 매우 수준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죠.

다시 봐도 대단한 축구장 필드, 들어가서 잔디를 밟아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리고 당연히 일반인은 저기까지 출입을 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저 축구필드는 세로 120m, 가로 85m, 무게 8,300톤이며 공기압을 통해 이동시키는 원리입니다. 축구방문하시는 분들은 혹시나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아래의 사진은 돔구장 내부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원래는 돔구장 안쪽 뒤에 보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망대를 갈 예정이었으나 돔구장이 보수공사로 인한 비정기 휴무여서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삿포로돔에서는 돔투어와 전망대 방문까지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상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및 콘서트 대관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기에 비정기적으로 휴무입니다. 따라서, 이를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은 사전에 미리 휴무일을 확인하고 방문하시길 추천합니다. (삿포로돔 홈페이지 클릭)

삿포로 돔 (札幌ドーム, Sapporo Dome) 정보
•개장 : 2001년 6월 3일
•공사비 : 약 537억엔 (약 5,370억 원, 2001년 기준)
•규모 : 40,476석 (야구), 41,484(축구)
•홈구단 :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야구, 2022년 종료), 홋카이도 콘사돌레 삿포로 (축구)
•특징 :
-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축구장으로 사용됐다.
- 야구장은 인도잔디, 축구장은 천연잔디
- 2020 도쿄올림픽 때 축구 종목 경기장으로 사용됐다. (월드컵, 올림픽 때 항상 사용하는 것 보면 일본의 자랑인 듯싶다.)
- 야구장이 축구장으로 변하는 시간은 고속으로 약 5시간 정도 소요된다.
-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쓰던 프로야구팀 닛폰햄 파이터즈가 새로운 신 돔구장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로 이전하면서 삿포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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