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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규슈의 고쿠라성 여행하기 (고쿠라성 가는 방법)

깐따삐아별 도우너 2023. 8. 7. 20:48

모지코에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길에 기타큐슈의 명소인 고쿠라성을 여행하였습니다. 고쿠라성은 고쿠라역과 니시고쿠라역에서 모두 갈 수 있습니다. 니시고쿠라역에서는 도보로 약 10분으로 더 가깝고, 고쿠라역에서는 도보로 약 20분이 소요됩니다. 저는 고쿠라역에서 출발하였기에 약 20분 정도 걸었지만, 걸으면서 주변 시장이나 상점들을 볼 수 있어서 딱히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고쿠라역은 매우 큰 역사이며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약 67km 떨어진 위치에 있습니다. 여느 다른 일본의 대형 역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시설이 복합적으로 함께 개발되어 있어 이용하기에 편리합니다. 우선 역내에 아뮤플라자라는 쇼핑몰이 있는데 고쿠라성에 가기 전에 이곳에서 든든하게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고쿠라에서는 걸어서만 많이 여행을 해야 하기에 저는 고쿠라역 내에 코인 락커함에 짐을 보관하고 맨 몸에 핸드폰과 지갑만 들고 이동하였습니다. 

고쿠라역에는 위와 같이 생긴 모노레일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보지는 않았지만 모노레일이 조금 생소한 제 입장에서는 조금 신기하고 이색적인 분위기가 나서 좋았습니다. 

오랜 시간 기타큐슈의 랜드마크인 고쿠라성은 후쿠오카현에 있는 성 중에 유일하게 원래 상태로 보존되고 복원된 성이라 일본 관광객들에게도 매우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벚꽃 시즌과 맞물려 수많은 일본 내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상황이었고, 성 자체도 웅장한 규모에 아름다운 건축물이었습니다. 

고쿠라성의 역사에 대해 짧게 소개하면 17세기~19세기 초반에 이르는 일본의 에도시대 초기의 건축물로 1602년에 착공을 시작하여 1608년에 완공했습니다. 처음에는 오가사와라 가문에서 소유를 했지만, 1866년 고쿠라 가문과 조슈 가문 사이에 전쟁 중에 성이 파괴되었습니다. 1873년에는 고쿠라 분영소가 설치되고 군부대가 상주했으며, 태평양 전쟁 후에는 잠깐 미군에게 매수되기도 하는 복잡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1959년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천수가 복구되었고, 1990년에는 천수 내부의 리모델링, 그리고 1998년에는 성 주변에 정원이 정비되어 지금의 모습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본의 성은 복원을 할 때 현대 건축공법인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하여 비용을 줄이고 내구성을 높이는 것 같습니다. 원형으로 복원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원형 복원이 불가능하다면 일본처럼 현대 건축 공법을 차용하여 지금 사는 사람들에게도 공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이 건축물은 앞으로도 100년, 200년 뒤에도 유지될 것이고 그때는 지금의 모습이 역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벚꽃이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말에 이곳에 방문했습니다. 성 주변에 위치한 벚꽃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습니다. 

고쿠라성의 외백은 흰색으로 우아한 자태를 뽐냅니다. 일본의 세계문화유산인 히메지성과 조금 비슷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물론, 히메지성이 훨씬 더 크고 멋지지만요.

벚꽃이 핀 고쿠라성의 모습은 일본의 관광 화보를 보는 모습과 같았습니다. 

일본의 많은 시민들이 벚꽃을 즐기기 위해 고쿠라성을 찾아왔고,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다양한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은 많아서 매우 분주했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은 질서를 지키고 서로 간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쾌적하고 민폐 없이 봄의 꽃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성 내에는 이렇게 일본의 전통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멋진 건축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비해서는 색의 사용이 단조롭지만 그로 인해 전통 건축물임에도 모던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전체적인 색감의 조화와 균형이 매우 우수한 건축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여느 건축물과 같게 선(Zen)을 디자인 요소로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향후 이런 Zen Style은 서양의 디자인 양식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일본의 전통 건축물이나 관광지에 가면 가장 좋은 것 중 하나가 조화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엔 전통 사찰에 가도 알록달록한 글씨체로 적은 현수막이 붙어 경관을 해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일본은 건축물과 어울리는 사인물을 만들어 전체적인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안타깝지만 심미성에 대한 고찰은 일본인들인 한국인들보다 높다고 생각됩니다. 당연히 그 이유는 일본이 훨씬 더 일찍 선진국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이 심미성이 더 높은 이유는 먹고살만한 여유가 있는 국가의 국민들이 배가 차고 나면 그다음에는 패션과 건축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배가 굶주린 국민들은 당장 배가 고픈데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러한 아름다움의 추구에 대한 사회적 환경이 전체적으로 확산되고 그것이 역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후세에 잘 살게 되더라도 그 감각은 전통적인 선진국에 비해 조금 뒤 쳐지기 마련입니다. 

마지막으로 수로와 함께 찍은 고쿠라성의 전경입니다. 건축물과 함께 수변 공간의 활용과 조경을 더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고쿠라에서는 고쿠라성만 구경하였고 전체적인 여행 시간은 약 2~3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모지코와 함께 여행 일정에 포함하여 알찬 하루가 될 것입니다.